감각적인 컬러와 디자인에 담은 주택 생활의 꿈. 가족이 함께, 때론 여백을 두며 바람을 모아 행복으로 집을 채웠다.
SECTION ① 현관 ② 주방/식당 ③ 거실 ④ 다용도실 ⑤ 방 ⑥ 안방 ⑦ 욕실 ⑧ 드레스룸 ⑨ 복도 ⑩ 가족실 ⑪ 티룸 ⑫ 테라스 ⑬ 세탁실
“그날도 평소처럼 반쯤 푸념으로 한마디 했어요. ‘내 소원이 나이 50이 되면 집 짓는 것인데, 알고 있냐고’요. 그리고 그날따라 유난히 다른 남편의 대답에 놀랐죠.”
유유히 흘러가는 진주 남강과 곧게 뻗은 김시민대교가 내다보이는 혁신도시. 녹음이 짙은 강변공원을 배경으로 단정하게 선 벽돌집에서 건축주는 집 짓기 계기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신축을 결정하던 그 날, 평소 노래를 부르며 입버릇처럼 집 짓자는 아내의 말에 남편은 평소와 달리 무겁게 여운을 두더니 경상도 사나이답게 짧게 대답했다고. “그래, 짓자”고.
안마당은 2층 테라스로 만들어지는 포치 그늘 공간과 함께 현무암 판석으로 바닥을 마감해 유지관리와 활용도를 높였다.
거실은 보이드공간 대신 1.5층 경사천장을 두어 거실의 공간감과 2층 안방에서의 뷰를 함께 확보하고자 했다.
오랫동안 가슴에 담아뒀다는 남편의 결심이 서자 건축주의 발걸음은 빨라졌다. 다음날부터 택지를 보러 다녔고 주택에 대한 꿈의 조각을 모아 구체화를 시작했다. 마음에 드는 가구를 먼저 찾아두고 인테리어를 구상했다. 시공사는 의외로 금방 정해졌다. 잡지에서 마음이 가 스크랩해둔 집들의 건축개요에서 하우스톡이라는 이름을 여러 번 보았고, 취향과 건축 공정에서 신뢰할 만하다는 판단이 들어 그대로 상담받고, 집짓기 파트너가 됐다. 그리고 올해 봄. 아파트 생활 25년 만에 주택에서의 일상을 맞이하게 되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상남도 진주시
대지면적 ≫ 286.80m2(86.75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거주인원 ≫ 4명(부부 + 자녀 2)
건축면적 ≫ 135.03m2(40.84평) | 연면적 ≫ 207.49m2(62.76평)
건폐율 ≫ 47.08%(법정 60%) | 용적률 ≫ 72.35%(법정 120%)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7.45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 + 줄기초 / 지상 - 경량목구조 외벽 : 2×6 구조목, 내벽 : S.P.F. 구조목, 지붕 : 2×8 구조목
단열재 ≫ 그라스울 R37, 비드법보온판 2종1호, 1종2호, 1종3호, 스카이텍 8T
외부마감재 ≫ 외벽 - 치장벽돌 / 지붕 – 컬러강판
창호재 ≫ 게알란 독일식 시스템창호 47mm
철물하드웨어 ≫ 심슨 스트롱타이
에너지원 ≫ 도시가스
전기·기계 ≫ ㈜진주전기
설비 ≫ ㈜무등설비 | 구조설계 ≫ 보보프레임
감리 ≫ 강남건축사사무소
설계·시공 ≫ 하우스톡(HT종합건설) 1588-9704 www.house-talk.co.kr
가족 공용 공간과 자녀의 사적 공간을 잇는 복도. 좁고 갑갑한 분위기를 피하고자 기존 설계보다도 더 넓게 확보했다. 복도 끝 중문이 자녀 공간의 프라이버시를 여유롭게 지켜준다. / 중문을 닫으면 욕실과 드레스룸, 두 아이 방이 집 안의 집처럼 여유있게 분리된다.
주택은 그레이로 절제된 벽돌 마감과 단정한 선이 튀지 않으면서도 모던한 입면을 연출한다. 메인 뷰가 강변을 향하고 있는 경우 주택의 도로면은 다소 심심하게 구성되는 경우가 많지만, 앞면과 뒷면 모두 균형감 있게 조형감을 배분했다.
주택의 전반적인 구조는 H 모양의 평면을 바탕으로 공간들을 배치했고, 양쪽 날개는 큰 틀에서 역할을 분리해 공간을 두었다. 서쪽 날개에는 다용도실과 주방, 식당, 거실 등 공용공간들이 놓였고, 복도를 지나 안마당을 사이에 둔 동쪽 날개에는 두 자녀의 방과 욕실, 드레스룸 등 사적 공간들이 놓였다. 공용공간과 자녀들 공간은 서로 나뉘었지만, 적절히 배치한 창문 등으로 시각적인 소통의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었다.
거실과 주방 가벽은 주방의 번잡함을 가리면서도, 소통에 방해되지 않도록 높이를 조절했다.
파스텔 톤의 벽면이 사랑스러운 아이방.
화사한 문양의 바닥 타일과 대리석 패턴의 벽 타일이 블랙&화이트의 대비와 조화를 드러낸다.
블랙&화이트라는 전체적인 인테리어 기조 안에서 1층은 테이블과 주방가구, 방문 등에 짙은 그린을 포인트 컬러로 잡았다. 복도 중간에 위치한 계단을 따라 2층에 오르면 안방과 가족실, 세탁실을 만나게 된다. 동쪽 날개에 안방과 드레스룸, 욕실이 놓였고, 중간에는 세탁실, 동쪽 날개 끝에는 티룸과 가족실을 두었다. 2층은 안방부터 티룸에 이르기까지 창을 넉넉한 크기로 와이드하게 사용해 도시의 뷰를 한눈에 누린다.
건축주는 후배 건축주를 위한 조언으로 “집을 계획할 때 숫자로 된 면적이란 틀 안에 가둬두지 말라”라는 말을 꼽았다. 처음부터 집의 규모나 구조에 있어 스스로를 제한을 두기 시작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좁아진다는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건폐율이나 용적률, 건축비용 등으로 인해 타협할 순간이 오겠지만, 미리 걱정해 자신의 취향과 필요한 요소를 스스로 검열할 필요는 없다고.
건축주가 가장 애정하는 컬러로 가득 채운 주방. 특히 테이블은 집 짓기 전부터 그녀의 영감을 자극한 아이템이다.
계단 폭을 비교적 넓게 잡아 오가는 데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 2층에 자리한 세탁실. 바닥에는 건축주의 아이디어로 석재 빨래판을 매립했다. 거품이 적게 튀어 빨래 정리가 간편하다고.
PLAN ① 현관 ② 주방/식당 ③ 거실 ④ 다용도실 ⑤ 방 ⑥ 안방 ⑦ 욕실 ⑧ 드레스룸 ⑨ 복도 ⑩ 가족실 ⑪ 티룸 ⑫ 테라스 ⑬ 세탁실
(위, 아래) 블루 컬러가 인상적인 양개도어를 열면 마찬가지로 블루 톤으로 정돈된 안방이 나타난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LG하우시스 실크벽지 / 바닥 - 동화 자연 마루 강마루, 포세린 타일
욕실 및 주방 타일 ≫ 정운타일 수입타일, 동서, 이화, 한보
수전 등 욕실기기 ≫ 계림요업, 가우세라믹, JCL INDUSTRY(수전), 히든바스(욕실가구)
주방 가구 ≫ 에넥스
조명 ≫ 렉스조명
계단재·난간 ≫ 멀바우 + 단조 난간
현관문 ≫ 커널시스텍
중문 ≫ 영림임업 양개도어
방문 ≫ 영림임업 ABS도어
붙박이장 ≫ 에넥스
데크재 ≫ 현무암
가족실 공간 옆으로는 반 실내, 반 외부의 느낌을 즐길 수 있는 티룸을 두었다. 저녁이 되면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시원한 공간이 된다.
위에서 내려다본 주택 모습. 2층에서의 뷰를 방해하지 않도록 조정된 1층 지붕들이 눈에 띈다.
밤이 되면 강 너머의 도시와 거대한 교각이 만드는 불빛이 집에서 바라보는 야경을 수놓는다고.
입주한 지 아직 반년. 건축주는 지금도 조금씩 집을 다듬어나가며 예전보다는 조금 더 바빠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오히려 지금의 주택 생활에서 일상의 충실함을 느낀다고.
25년간 기다려 이룬 꿈과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놓는 건축주. 분주히 집을 오가는 그녀의 모습에서, 설렘 가득한 주택 생활의 즐거움이 엿보이는 듯했다.
취재_ 신기영 | 사진_ 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의 기사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복사, 배포는 저작권법에 위배되오니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