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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속 숨은 주택, 신양 운정(芸正) 안뜰집

전원속의내집 0 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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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시골 마을, 비어 있던 3층 건물에 빛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다시 불을 밝힌 이는, 긴 시간 이 마을을 지켜온 부부였다.




 

 

 

거실에서 바라본 안뜰. 안뜰을 통해 집 안에 햇살과 바람이 넘나들고, 자연스러운 시각적·공간적 확장이 이뤄졌다.

 

 

충청남도 예산군 신양면 신양리. 남들 눈엔 그저 평범한 시골 마을이지만, 이곳에서 나고 자란 건축주에겐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젊은 시절, 아내와 두 아이를 키우며 고된 농장 일도 마다하지 않고 버텼던 날들. 그때마다 그에게 고향 땅은 존재만으로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부부는 그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다 했다. 농장 옆 추운 집을 벗어나 따스한 공간을 자신들에게 선물하기로 한 건 그에 대한 보상이었다고. 그렇게 평생을 바라온 집 지을 꿈에 부풀어 있던 즈음, 예정에도 없던 마을 속 한 건물이 자꾸 눈에 밟혔다.

 

 

SECTION   ⑤주방 ⑬사랑채 ⑮안뜰(중정) 

 

 

집의 현관 입구. 둥근 벽이 주생활 공간으로의 자연스러운 진입을 유도한다. ©건축사사무소 d.o.m.a 

 

 

HOUSE PLAN

대지위치 ▶ 충청남도 예산군 신양면 
대지면적 ▶ 777㎡(235.04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3층(3층 리모델링 및 엘리베이터 증축) 
건축면적 ▶ 295.07㎡(89.25평)  |  연면적 ▶ 1,092.47㎡(330.47평) / 3층 – 257.53㎡(77.9평) 
건폐율 ▶ 37.98%  │  용적률 ▶ 105.85% 
주차대수 ▶ 4대  │  최고높이 ▶ 17.7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벽 : 철근콘크리트구조 
단열재 ▶ 기존 : 외벽 비드법단열재 2종3호 50㎜ + 신설 : 내벽 비드법단열재 2종3호 80㎜ 
외부마감재 ▶ 기존 : 화강석(포천석 + 문경석) 버너구이 마감 / 신설 : 엘리베이터 – 문양거푸집 위 노출콘크리트, 발수코팅 
창호재 ▶ 이건창호 PVC 3중창호(에너지등급 1등급) + 알루미늄 단열바 3중창호 
에너지원 ▶ 기름보일러 + 전기온수기 
구조 ▶ ㈜은구조기술사사무소  │  시공 ▶ MK디자인 
설계 ▶ 건축사사무소 d.o.m.a 김성준 010-5323-9808 www.archilab-doma.com



 

주변에 흔치 않은 화강석 옷을 입고 있지만, 90년대 초 은행으로 사용되었던 과거의 화려함은 온데간데없이 방치된 3층 건물. “마을 중심에 자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텅 빈 채 서 있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결국 아내와 긴 논의 끝에 우리가 이 건물을 살려보기로 했죠.”

마을 속 흉물이 될까 노심초사했던 이웃들도 부부의 어려운 결정에 응원의 말을 건넸다. 하지만, 건물을 고치는 건 의욕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공사의 첫 단추인 리모델링해줄 이를 찾는 것조차 난관으로 다가왔다. 섣부른 판단이었을까 후회도 되었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었다.

 

 

 

BEFORE  :  공사 전 건물 전경과 내부. 90년대 초에 완공된 은행 건물로, 기둥 간격이 넓고 층고가 높은 편이었다. 외부 석재 마감과 콘크리트 벽체 사이에 50㎜ 단열재가 있었지만 매우 열악한 상태였고, 기존 기둥과 창호의 위치 변경은 불가능했다.

 

 

거실 모습. 안뜰과 사랑채가 한눈에 들어온다.

 

 

남서향에 위치한 주방은 해가 잘 든다. 주방의 수납 벽은 기존 기둥을 감싼 채 천장까지는 닿지 않게 하여 답답함을 없앴다. 

 

 

그러다 우연히 들린 한 건축박람회에서 부부는 희망을 품었다. 건물에 새 생명을 불어줄 건축가를 만난 것이다. 두 사람이 원하는 최소한의 요구사항을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건축가의 의견에 귀 기울였다.

“일단 거주할 3층만 고치기로 하고 앞으로 그곳에 살아가게 될, 두 분이 생각하는 집에 관한 소망과 일상을 듣고 싶어 설계 전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집을 천천히 그려나갔죠.”

 

 

안주인의 작업 공간인 사랑채. 안뜰의 풍경이 시야에 고스란히 담긴다.

 

 

채광 좋은 다이닝 공간 

 

 

건축사사무소 d.o.m.a 김성준 소장은 처음 집을 짓고 싶었던 부부의 마음을 담아 건물 속 한 층이지만, 집 안 곳곳에 햇살과 바람이 통하도록 그 중심에 안뜰을 놓았다. 이후 ‘ㅁ’자 평면을 따라 현관, 거실, 식당, 주방 및 보조주방, 부부침실, 게스트룸, 창고 등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모든 공간이 복도를 통해 순환적 이동이 가능하도록 사용자를 배려한 동선을 계획했다.

주방은 복도와 영역을 구분한 수납 벽을 설계하되, 천장까지 벽이 닿지 않게 만들어 사랑채와 안뜰로부터의 시각적 연속성을 확보했다. 특히 현관 입구에는 부부의 바람 중 하나였던 화장실과 욕실, 세탁 공간을 두고 복도 벽을 라운드(Round)형으로 디자인한 덕분에 주생활 공간으로의 유입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었다.

 

 



 

POINT 1 - 엘리베이터 수평 증축             
3층에 위치하는 주거 공간과 부부의 나이를 고려해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외부는 별도의 공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외장재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증축 부분을 노출콘크리트로 마감했다.                

POINT 2 - ‘ㅁ’자형 열린 안뜰          
옥상에서 슬래브를 커팅(오픈)해 안뜰을 완성했다. 덕분에 집 안 모든 공간에 빛이 스며들고 바람이 잘 통할 수 있게 되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안이 찾아온다고.               

POINT 3 - 다용도 사랑채           
안뜰과 맞닿은 면에 툇마루를 둔 사랑채를 계획했다. 손님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다실, 그림과 서예를 즐기는 안주인의 취미 공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부부 침실. TV 옆 문을 열면 서재와 연결된다.

 

 

사랑채의 양쪽 문을 모두 개방하면 한옥의 대청(大廳) 같은 시원한 공간감이 느껴진다.

 

 

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거실이 나타난다. ©건축사사무소 d.o.m.a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티쿠릴라 친환경 도장, 일부 벽(주방 뒷벽) : 유로타일(VIVA) 수입타일 / 바닥 – 포보코리아㈜ 천연바닥재(마모륨–슬레이트) 
욕실 및 주방 타일 ▶ 유로타일(VIVA)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세비앙,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플랜디자인 
조명 ▶ 테크노조명 
현관문 ▶ LG하우시스 알루미늄 시스템도어 
방문 및 중문 ▶ 자작나무합판 도어



 

부부가 농장 일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 바로 씻을 수 있도록 세면실과 욕실, 세탁실을 현관 옆에 배치했다.  /   ‘ㅁ’자 순환형 복도와 연결된 공간들

 

 

리모델링이라는 특수성과 기존 공간의 형태적 제약으로 인해 일반적인 주거 공간보다 단순하지 않은 평면이 구성됨으로써, 인테리어 콘셉트는 ‘담백함’과 ‘간결함’으로 정했다. 전체적으로 진회색과 흰색 바탕에 원목과 라임 계열의 대리석 타일을 더해 포인트를 주었고, 손님방만큼은 붉은 색상의 천연 바닥재를 적용하여 다른 실과 다른 강렬함을 담아냈다.

 

 

PLAN   ①현관 ②욕실 ③거실 ④다이닝룸 ⑤주방 ⑥팬트리/보조주방 ⑦안방 ⑧서재 ⑨아틀리에 ⑩게스트룸 ⑪창고 ⑫방 ⑬사랑채 ⑭복도 ⑮안뜰(중정) 16 발코니 

 

 



 

 

깔끔하게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와 별도의 화장실까지 갖춘 손님방.  아래사진_©건축사사무소 d.o.m.a

 

 

김소장은 “집이 우리에게 위로와 포근함으로 인식되는 이유는 그 공간에 삶의 시간이 쌓여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이곳 역시 지금 이 순간이 아닌, 시간이 지난 후에 삶의 흔적이 보일 수 있도록 최대한 장식을 배제하고 면과 면만으로 간결한 공간을 만들었다”고 집에 관해 설명했다.

어느 날 아침, 안뜰로 들어오는 햇살이 어깨 위에 내려앉았을 때 부부는 집을 고치는 동안의 수고와 한평생 추억 같은 고생들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것 같았다고 한다. “불을 밝혀줘서 고맙다”는 이웃들의 따뜻한 말을 가슴 깊이 되새기며, 오늘도 부부의 집은 마을 속에서 빛난다.

 


취재_ 김연정   |  사진_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40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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