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심을 잡아라…부산 6·13 후보들 이미지 변신은 '무죄'

오연희 0 2,429
서병수 생애 첫 파마 머리…3040 세대 겨냥한 듯
황보승희 '중후 이미지'…정명희 '생머리' 표심 공략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유권자의 마음을 끌기 위해서라면…"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외모 등 이미지 변신이 한창이다.

지난 17일 부산 동구 YWCA에서 열린 부산시장 후보 지방분권실천 시민 협약식.

협약식에는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장관을 비롯해 자유한국당 서병수 부산시장, 정의당 박주미 예비후보, 바른미래당 이성권 예비후보가 참가했다.

"젊어 보이나요" 파마 머리한 서병수 부산시장
"젊어 보이나요" 파마 머리한 서병수 부산시장서병수 부산시장이 3040세대를 겨냥해 헤어스타일을 바꾼 모습. [부산시 제공=연합뉴스]

 

협약식에서 가장 많은 시선을 끈 사람은 서병수 시장이었다.

이른바 '아재 헤어스타일'을 버리고 파마 머리를 하고 행사장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서 시장과 대학을 함께 다녔던 한 인사는 21일 "우리가 대학 다닐 때는 남자가 파마하면 불량학생으로 찍혔다"며 "평생 이발소에만 다니던 서 시장이 미장원에서 파마 머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마디로 변신이다"고 말했다.

서 시장이 헤어스타일을 바꾸기까지에는 본인의 상당한 고심이 있었겠지만 선거 전략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3040세대에 취약한 그가 이들에게 친근하게 접근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헤어 스타일을 바꿨다고 서 시장 캠프 관계자는 전했다.

서 시장은 젊은 층의 공략을 위해 지난해 초부터 악수 대신 '하이 파이브'로 인사를 한 데 이어 이번에 머리 스타일을 바꿔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영도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한국당 황보승희 전 시의원은 그동안 고수해온 생머리를 버리고 파마 머리를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파마머리를 한 사진과 함께 "하도 어려 보인다 하셔서 바쁜 와중에 파마를 했다"며 "구민들이 더 신뢰할 수 있는 모습이 되도록 하드웨어를 갖춰야 하지만 내면에서 단단함이 뿜어나오도록 마음을 더욱 다 잡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중후한 느낌이 나나요"
"중후한 느낌이 나나요"중후한 후보 이미지를 위해 최근 헤어스타일을 바꾼 황보승희 예비후보 [황보승희 후보 제공=연합뉴스]

 

황보 예비후보는 올해 만 42세로 현재 단수공천 확정된 부산지역 16개 구·군 기초단체장 후보 중 최연소다.

그러나 그는 2002년 영도구의원으로 출발해 3선 구의원에다 재선(보궐선거 포함)의 시의원을 거쳐 올해로 16년 정치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구정의 살림을 책임져야 하는 단체장을 뽑는 선거란 점에서 중후함 느낌의 후보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주변의 지적에 따라 이번에 헤어스타일을 바꿨다.

북구청장 선거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정명희 부산시당 대변인은 오히려 젊은 이미지로 승부수를 던졌다.

그는 파마하거나 볼륨감 있는 머리를 하라는 주변의 조언이 있었지만 커트형 생머리로 무장했다.

여기에는 경쟁 후보인 한국당 황재관 현 구청장이 올해 72세로 고령인 데다 그동안 북구의 변화를 제대로 꾀하지 못했다고 강조하며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다.

"젊은 이미지로 지방권력 교체를"
"젊은 이미지로 지방권력 교체를"정명희 민주당 북구청장 예비후보가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페이스북 캡처]

 

정 예비후보는 "북구는 그동안 부산의 변방으로 인식될 정도로 낙후된 모습이었다. 이제는 변화가 시급하다. 그런 의미에서 본래 제가 가진 젊은 이미지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 지방권력 교체를 노리겠다"고 말했다.

약사 출신인 정 후보는 약의 오남용과 부작용을 방지하는 '약바르게알기운동'을 주도했고 부산시의원을 할 때는 '부산 소녀상 조례' 제정, 해수담수화 문제 제기 등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커트 생머리는 '워킹 우먼'의 모습을 잘 전달하고 관리하기도 편하다"며 "구민들이 젊고 일 잘하는 후보로 봐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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