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정취를 닮은, 강화 더하루 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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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산이 울긋불긋하다. 낙엽 쌓인 도로에선 포근함이 느껴진다.
활기찬 녹음이 지고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물든 가을은 설렘의 계절이다.
강화에 있는 ‘더하루 펜션’은 이러한 설렘이 담긴 곳이다.

 사진 백홍기 기자  디자인 이정미 


화는 서울과 가깝고 산과 바다, 유적지가 많아 주말이면 관광객들로 붐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니 쉬어갈 곳도 그만큼 많다. 펜션도 트렌드에 맞게 변화하며 이색적이고 세련된 곳이 많다. 그 가운데 더하루는 자신의 색깔을 유지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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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사하고 밝은 분위기의 2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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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하고 엔티크한 소품을 이용해 심플한 공간으로 꾸몄다.


딱 1년 전 ‘더하루’를 찾았었다. 외진 곳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젊은 20대 부부의 삶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보통 20대라면 취업을 향한 치열한 경쟁으로 시간에 쫓겨 살지만, 이들은 강화도 한적한 골짜기에 자리 잡아 한적한 삶을 보여줬다. 당시 6개월 된 딸은 넓은 들판을 누빌 정도로 성장했다.
강화도에서 나고 자란 황인석 씨는 카페보다 먼저 펜션을 운영했다. 5년 전 부모님이 운영하던 펜션을 돕다가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다.
“나름 운영을 잘 했는지 어머니가 믿고 맡겼어요. 그러다 4년 전 학교에서 만난 아내와 결혼해 운영은 아내에게 맡기고, 꾸미고 만드는 것은 제가 합니다. 카페는 펜션에서 이용하던 바비큐 장을 직접 개조해서 만든 거죠”
기둥과 지붕만이 있던 바비큐장을 번듯한 카페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황인석 씨의 나무 다듬는 실력이 수준급이라는 것은 카페를 둘러보면 알게 된다. 여기에 아내 손지영 씨의 눈썰미가 더해지니 시너지 효과는 배가된다.

펜션은 힐링을 위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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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자연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비긴 I,II 4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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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실 실내 전경.


펜션의 객실은 4개가 전부다. 1500평의 넓은 땅에 더 지을 수도 있지만 그런 욕심은 없다고 한다. 있는 것을 잘 가꾸고 유지할 뿐이다. 조용하고 차분한 휴식을 위한 공간을 생각해서라고 한다. 그래서 2인실 두 개와 4인실 두 개만 뒀다.
펜션의 분위기는 앤티크한 인테리어를 기본으로 하고 조금씩 분위기를 다르게 꾸몄다.
4인실인 ‘비긴 I, II’는 백열전구가 들어간 등을 이용해 따듯한 실내 분위기를 조성했다. 애초에 2인실이었던 다락에 침실을 들여 4인실로 꾸민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찾은 가족들의 요청에 의해 침실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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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인실 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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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색으로 꾸며진 파우더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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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실인 ‘블루스’와 ‘스윙’은 흰색 바탕에 충분한 채광 창을 내 밝고 화사하다. 오래된 연인도 이곳에서만큼은 첫 만남의 설렘을 느껴볼 것만 같다.
펜션에서 이용하던 바비큐장을 카페로 변경하면서 각 객실에 전용 바비큐장을 각각 따로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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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열전구 펜던트등을 이용해 공간이 아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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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과 연결된 바비큐 실.


“예전 바비큐장은 펜션과 약 30m 떨어져 있고, 벽이 없어서 겨울엔 추웠던 게 단점이었죠. 그러다 객실과 연결돼 편리하고 독립적인 공간이 됐습니다. 거기다 사생활도 보호되니 더욱 좋아졌다고 손님들이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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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실. 아담한 공간의 펜션은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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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더룸과 현관 앞에 비치된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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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삶을 선택한 펜션지기
펜션은 펜션지기의 성향에 따라 놀기 편한 곳과 쉬기 좋은 곳으로 나뉜다. 숲의 고요함이 담긴 이곳은 후자에 속한다. 그의 삶 역시 자연의 느림을 닮았다. 보통 펜션은 3~4년에 한 번씩 분위기를 바꾸고 낡은 것을 교체하지만, 그는 하루하루 매일같이 무언가를 만들고 새롭게 계획한다. 그래서 늘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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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석 씨가 손수 바비큐장을 카페로 만들어 바리스타를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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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인테리어가 어느 정도 자리 잡혀 최근엔 아내를 위한 주방 공간을 늘리고 주방 옆으로 새로운 공간과 덱을 만들고 있어요. 내년엔 공방을 하나 만들 계획입니다. 손님들과 함께 DIY를 작업하는 공간이죠. 간혹 자신의 집을 인테리어 해달라고 의뢰하기도 하죠. 하지만 아직 준비가 덜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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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쌓여 인생이 만들어진다. 즐거운 인생은 하루를 어떠한 삶으로 채우느냐 달렸다. 이들 부부는 현란한 도시의 유행과 편리함을 뒤로하고 느리지만 여유롭고, 불편하지만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간다. 10년의 먼 세월을 바라보지 않고 오늘 하루를 소중하게 빛낸다.
어쩌면 ‘더하루’라는 이름이 그렇게 탄생했을지도 모른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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