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채용·금품비리 '원스트라이크 아웃'…여성비율 목표제

전연주 0 2,472
'정부혁신 종합 추진계획' 발표…부정청탁 업무 공직자 감면없는 '중징계'
고위공무원 '女비율' 10% 목표…위법한 상관지시 거부 법적근거 마련도

[행정안전부 제공]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정부가 공공부문의 채용비리와 금품수수, 부정청탁을 근절하기 위해 한번 걸리면 바로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1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제1회 정부혁신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부혁신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행정안전부가 마련한 추진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채용비리가 적발된 부정합격자의 경우 업무 배제와 직권 면직을 거쳐 즉시 퇴출하고 가담자를 수사의뢰한다.

적극적으로 금품을 요구하거나 고의성을 갖고 부정청탁에 따른 업무를 수행한 공무원·공공기관 종사자(공직자)도 파면·해임 등 중징계 조치하고, 징계가 감면되지 않도록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한다.

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신고사무 처리지침'을 개정해 부정청탁을 받고 직무를 수행한 공직자에 대한 형사고발도 의무화한다.

정부는 이런 조치를 통해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 순위를 2017년 51위에서 2022년 20위권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민간을 대상으로 기업 자금출연 강요, 직원 채용청탁, 특정 업체 계약체결 요구 등 '갑질'을 한 경우도 징계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관피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공무원이 직무 관련 퇴직공직자를 접촉할 경우 사전에 신고하는 것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국민안전·방위산업과 관련된 기업의 경우 자본금 10억원, 연간 외형거래액 100억 이하의 영세업체도 퇴직공직자 취업제한기관에 포함하기로 했다.

여성의 고위직 진출 확대를 위해 '여성임용 목표제 10·20·40'이 도입된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고위공무원단 내 여성 비율을 10%까지 올리고 공공기관 임원은 20%, 정부위원회는 40%로 비율을 각각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고위공무원단 여성 비율은 6.1%, 공공기관 임원은 11.8%, 정부위원회는 중앙부처가 37.3%, 지자체가 30.2%에 불과하다.

정부위원회 내 비수도권 위원 비율도 현행 27.2%에서 2022년까지 40%로 높여 지역 간 균형적인 시각이 국가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모든 성폭력 범죄자는 일정 벌금형 이상 선고 시 '당연 퇴직'되고 성희롱 등으로 징계를 받은 사람은 실·국장 보직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내부 성폭력 사건 은폐 및 2차 피해 시에는 기관명 대외공표, 시정 및 조치계획 제출 의무화 등 관리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기관장도 피해자·신고자 보호 등에 적극 나서는 것이 의무화된다.

[행정안전부 제공]

 

정부는 예산편성 과정에서 인권과 안전 등 '사회적 가치'가 포함될 수 있도록 중앙부처·지자체 예산안 편성지침 및 운영기준에 사회적 가치를 반영할 방침이다.

2019년부터는 예비타당성조사 때 경제성·정책성·지역균형발전 분석에 더해 사회영향평가 항목이 도입돼 사회적 가치 구현사업을 우대할 계획이다.

올해 일부 부처에서 시범 운영하던 '국민참여예산제'는 내년부터 전 부처로 확대된다. '국민신문고(www.epeople.go.kr)' 예산낭비신고란에 접수된 신고내용 중 우수사례에 주는 신고장려금도 현행 3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행정기관이 독점하던 정부·지자체·공공기관 내 회의실과 주차장, 강당 등 공공자원을 국민에게 개방해 공유하기로 했다. 노후 공공청사는 '청사+수익시설+공공임대주택' 형태로 복합 개발해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공공데이터 '네거티브'(negative) 개방원칙에 따라 익명화된 의료영상 정보, 먹는 샘물 수질정보, 공공시설물 안전정보 등 국가중점데이터 128개와 신산업 핵심데이터 100개를 추가 발굴해 개방하기로 했다.

데이터 기반 행정이 활성화되도록 각종 증명서를 모바일로 주고받는 가칭 '전자 문서지갑' 환경이 2019년까지 구축된다.

이 밖에도 지난해 정부 출범 직후 국민 정책제안 통로였던 '광화문 1번가'를 상설화하고, 정책·공공사업 분야의 실패사례를 꼼꼼히 분석하는 '실패박람회'가 올해 처음 개최된다.

적극적인 업무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에 대해 징계 감면을 확대하고, 상관의 위법적인 지시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해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는 공직 문화를 만들어 가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정부혁신 3대 전략으로 ▲ 정부 운영의 사회적 가치 중심 전환 ▲ 국민 참여·협력 통한 '할 일 하는' 정부 ▲ 낡은 관행 혁신을 통한 신뢰받는 정부를 제시했다.

정부혁신을 통해서는 2017년 각각 29위, 32위에 머물렀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더 나은 삶의 질' 지수와 정부신뢰도 평가순위를 2022년에는 모두 10위권으로 진입시킨다는 목표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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